페루/볼리비아 No.20 - 비니쿤카(무지개산)

2018. 8. 3. 19:38해외지사/18년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2018/02/26

  No. 20 - 비니쿤카(5,030m)

Vinicunca/Winicunca

 

 -무지개산(Rainbow Mountain) -


 

비니쿤카 가는 길...

 

먼저 비니쿤카(Vinicunca) 투어 하루 대략적인 일정을 적어본다.

 

비니쿤카 투어 예약 - 쿠스코 파비앙 여행사(아래 포스팅 참조)

 

http://bbongdal.tistory.com/26

 

투어 비용 - 투어비(60솔-아침,점심 식사 포함) / 입장료(10솔)

 

- 새벽 4시 기상

- 새벽 5시에 픽업차 승차(쿠스코 시내 돌며 픽업, 픽업시간 숙소마다 다름)

- 7시에 아침 식사(중간 지점 식당에 하차후)

- 8시 30분 비니쿤카 주차장 도착(해발 4,500m)

- 10시 30분 비니쿤카 정상 도착(5km 도보로 천천히 두시간, 말타면 1시간 이내) 

- 정상에서 1시간 정도 사진 찍고, 경치보고

- 11시 30분에 내려가서 주차장까지 2시간(도보로 사진도 찍고 천천히 내려올시)

- 1시 30분쯤 주차장 도착

- 남은 인원 다 기다린후 2시 20분 출발

- 3시 30분 같은 식당에서 점심(아침/점심 메뉴 다름)

- 6시 정도에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도착

 

대략적인 일정은 이렇다.

 

 

새벽 5시에 픽업차량을 타고 쿠스코 남동쪽으로 내려간다. 아침을 먹고 비니쿤카 주차장에 도착하면 대락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비니쿤카는 영어로는 <Vinicunca>, 스페인 어로는 <Winicunca>로 표기된다.

 

 

비니쿤카 주차장에 도착하면 정상까지는 5km 정도를 더 가야 도착할 수 있다. 도보로는 대략 2시간 정도! 체력이 약하거나, 고산증세 때문에 걱정되는 여행자를 위해 말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올라갈때 내려갈때 다 이용할수 있고 말타는 비용은 50솔~60솔! 나중에 또 설명 하도록 하겠다.

 

 

쿠스코 파비앙 여행사의 비니쿤카 투어 안내사항이다. 비용은 시기마다 차이가 있는것 같다. 우리는 입장료 빼고 투어 비용이 60솔 이였으니. 가이드가 산소통을 준비 한다고 하지만 체력이 정말 약하거나 고산증세가 걱정된는 사람은 산소마스크를 약국에서 따로 구입해 가는걸 추천한다. (Oxygen 한통 약 40솔)

 

 

 

도로를 벗어나 본격적인 비포장 산길로 들어서면 차가 이리저리 날뛴다. 거기다 이미 해발고도는 4,100m를 넘어선 상태라 손발이 붓고 살짝 고산증상의 기운이 온몸으로 뻗쳐 오기 시작한다. 네팔 히말라야 갔을때 3,800m 높이 정도 올라가니 숨이 가쁘고 손발이 붓던데, 비니쿤카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비포장 산길에서 딱 그 상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몇일전 이곳에 많은 비로 인한 산사태로 비니쿤카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끊겼다고 한다. 그당시 비니쿤카 투어를 갔던 한국 사람들 몇명이 차에서 7시간인가를 기다리다가 결국 비니쿤카를 가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다행이 길은 복구되어 우리에게 그런 불운은 찾아오지 않았다. 

 


비니쿤카 입구에서...   

 

 

 

새벽 5시에 쿠스코에서 출발하여 아침을 먹고 8시에 30분에 비니쿤카(Winicunca)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 해발고도가 이미 4,500m다.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4,200m), 내 인생 해발고도 신기록은 이미 깨져버렸다. 역시 남미 클라스 지리구요~ 오지구요~  

 

 

같은 차를 타고 온 16명의 여행자들이 비니쿤카 트레킹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모두 각자의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밀어 가이드는 총 10대 이상의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씨름해야 했다. 커플 한팀, 모녀 사이 한팀, 친구랑 같이 왔지만 힘들다고 투어는 혼자 온, 그리고 나랑 경희 누나 포함해서 한국인은 총 7명!! 남미 여행을 하다보면 완전 장기 여행자가 아닌이상 대략적인 루트는 비슷해서 한국인 커플은 쿠스코에서/성계투어에서/비니쿤카에서 총 3번을 마주치고, 모녀 사이는 비니쿤카에서/쿠스코에서/우유니에서 역시나 서로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오다 가다 자주 마추졌다. 이렇게 사람 인연이라는게 무서움법! 그러니 어쩌다 마주친 인연에게도 함부로 하지 말자!!

  

 

 

비니쿤카 주차장(4,500m)에서 정상(5,030m)까지 5km, 도보로는 약 2시간이 넘는 거리를 이제 또 가야 한다. 이제 가면 또 언제 오나... 에해라 디야~ 자진방아를 돌려라~~!!

 

 

비니쿤카 이곳의 풍경 자체가 영화<반지의 제왕>에서 표현된 광활한 대 초원처럼 느껴진다.  비니쿤카 정상에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가는 반지 원정대의 행렬이라는 또 혼자만의 소설을 써봤다.

 


비니쿤카 정상까지 말타고 가기

 

 

 

비니쿤카 주차장과 매표소가 있는 입구 중간에 페루 전통 복장을 입은 마부들이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통복장은 철저하게 비지니스 일뿐! 하루 영업이 끝나면 환복하고 당당히 퇴근 하시더라 ㅋㅋ

체력이 안되는 여행자들은 무조건 말타고 가는걸 추천한다. 중간 중간 급경사에서는 말에서 내려야 하고, 정상 즈음에 말타기가 끝나고 걸어가야 하는데, 그 잠시 동안도 높은 고도 때문에 힘들어 죽은 표정하는 사람들을 몇몇 봤다.

 

 -비니쿤카 말타고 정상까지 비용 : 60솔(왕복 120솔인데, 보통 올라갈때만 타더라)

 

- 말타고 비니쿤카 포인트!

1. 돈은 정상 즈음에 도착하여 내릴때 줘라(중간에 튀는 마부 있단다)

2. 마부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해라(역시나 중간에 튀어버리면 잡을라고)

3. 말을 타고 가다 뒤를 돌아보지 마라(말이 반응하여 말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4. 잔돈을 미리 준비해놔라(잔돈 없다고 배째라 한다)

5. 일단은 올라갈 때만 말을 타라. 내려올 때는 상대적으로 힘들지 않으니, 그래도 힘들면 중간중간 마부들이 아이컨택을 심하게 날리면서 싼값으로 내려가라고 흥정한다. 그러면 중간부터 잘 흥정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다시 말타고 내려 오면 된다. 돌아가는 길에 싸게 손님 태우는 편도 택시랑 똑같다.

6. 말타는 거 어렵지 않나 걱정하는데, 그냥 말 안장에 올라만 가면 말이 알아서 간다. 안장위에서 미친짓만 안하면 아무 문제 없음

 

이 정도가 가이드가 미리 말해주고 내가 생각한 몇가지 포인트다.

 

 

 

비니쿤카 도착하기 직전까지 고민 했다. 말을 타고 갈까 말까!! 내 비루한 몸땡이를 나도 알기에... 결론적으로 정상까지 걸어갔다. 세상에 알고 있는 모든 욕들을 다 쏟아내면서 ㅜㅜ. 이 놈의 쓸데 없는 사진 욕심이 화근이다. 사진 찍어 작가 할것도 아니고, 사진은 개코꾸멍으로 찍으면서 말을 타고 가면 사진 못 찍을 까봐, 그리고 이 멋진 풍경을 놓칠까봐... 미치도록 힘들었지만,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호주의 드넓은 서부 사막지역을, 뉴질랜드의 엄청난 피오르드 지형을 보면서도 감탄 했었는데, 남미 비니쿤카의 높은 산과 대자연도 너무다 경이로웠다. 저 높은 산 밑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에서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너무도 궁금해진다. 주위를 둘러봐도 먹을건 하나도 없는데, 아마도 양이나 말을 키우면서 살겠지 싶다.

 

어쩔수 없이 제대로 된 화장실은 기대하지 말자. 그나마 저 정도 화장실이 럭셔리 급이니 큰놈이 예상 되면 미리 일치루고 가는게 좋을거다.

 

 

 


비니쿤카 입구 매표소

 

 

 

 

 

 

티켓은 이곳 입구 매표소에서 사면 된다. 인단 10솔! 투어 비용과는 별개다.

 

 


비니쿤카 트레킹 시작...

 

 

함께 온 7명의 한국인중에 나만 빼고 다 말타뿟다. 입구부터 멋진 풍경에 빠져 사진 찍고, 이리 저리 둘러보느라 정신 없는다. 같이 온 한국인들과 다른 말탄 일행들은 벌써 저만치 앞에 있다. 말이 걷는게 생각보다 빠름을 실감한다.

 

해발 고도 4,500m 비니쿤카에 사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바라보고 느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너무도 궁금하다. 엄마는 근처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아빠는 아마도 마부일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한국의 산과 들의 자연과는 차원이 다른, 너무도 이질적이다. 광활하고 대신 황량한 기분이랄까. 아직 정상까지 중간도 오지 않았는데, 높은 고도 탓에 작은 오르막이 나와도 너무도 힘들다. 출발부터 일부터 심호흡을 하면서 걸었다. 혹시나 고산증세가 와버리면 안되기에, 나는 혼자 죽겠다며 온갖 욕을 다 하면서 오르고 있는데, 말에 올라탄 이 녀석은 세상 편한 모습이다. 그냥 말탈까 계속 고민 때리다가 쓸데 없는 오기가 발동 했다.

 

 

 

말을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도 두번 정도의 급경사가 있다. 이 곳에서는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위에 사진이 두번째 경사다. 말 타고 룰루랄라 오다가 그 잠시 내려 걷는데 너무도 힘들어 하는 모습들이 재밋었다. 나는 뒤에서 오만상 다 찌뿌리고 올라가면서도 괜히 꼬숩다~ 하는 심술!! ㅋㅋ

 

이제 정상에 다 와간다. 이제는 말타고 올라온 사람도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 가운데 V 라인을 기점으로 여행자들은 오른쪽으로 올라가 바라본 왼쪽 능선이 사진에서 보던 비니쿤카(Vinicunca/Winicunca) 또는 무지개산(Rainbow Mountain)의 모습이다.

 

 

해발 5,000m! 주차장에서 두 시간 정도 걸으면서 온갖 욕을 다 한것 같다. 평지에서 5km 거리/500m를 올라가면 그닥 힘들거나 하지 않겠지만, 남미에서 빡빡한 스케줄에 체력도 벌써 딸리지,  높은 고도로 숨쉬기도 힘드니 너무 힘들어서 욕이 안나올 수가 없었다. 다만 소심함에 다른 사람 안들리게 혼자 씨부려서 그렇지...ㅜㅜ

 


비니쿤카 정상에서...

 

 

 

 

V 라인 중간지점에서 비니쿤카 능선을 바라보면 '겨우 이거 볼라고?' 할지도 모른다. 정말 별거 없어 보여서. 이날은 특히나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이라서 색을 더 발산하지 못했다. 그리고 비니쿤카의 아름다움을 더 만끽하고 싶으면 아직은 더 올라가야 했다.

 

날이 흐려서 어쩔수 없었지만 더 위로 올라갈 수록 비니쿤카의 진짜 색이 드러난다.

 

 

비니쿤카 정상에서 리마나 알파카를 끌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혀 먹고 사는 아이들... 이 아이들이 뭘 알고 여기서 이러고 있나 싶다. 먹고 사는게 어려워 어쩔수 없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이렇게 있는 거지. 사진을 같이 찍고, 몇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얼마 줘야되? 하고 물어봤다. 뭐라고 대답 하는데 못 알아들어서 옆에 외국인이 대신 말해준다. "주고 싶은데로 주세요" 라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걸...

 

 

 

 

온갖 욕을 하면서 힘들었지만, 비니쿤카 트레킹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 만난 자연의 풍경들, 그리고 무지개 빛을 자아내는 비니쿤카 그 자체로도, 그리고 정상에 올라 360도 돌고 돌아 보이는 모든 것들이 경이로웠다. 뉴질랜드 통가리로 국립공원 트레킹이 생각 났다. 아직도 화산 활동으로 산 곳곳이 화산 연기를 내뿜고 있었고, 이곳 비니쿤카는 그런 활화산의 모습은 아니지만, 드넓은 대자연에 펼쳐진 황량함이 비슷한 느낌을 자아냈다.  

 

소년 왈 '이거 뭐하는 아저씨야!!'

 

 

저 정상에서 난 또 아이뽕을 들고 뭔가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메모장에 뭐를 썼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혹시나 몰라 챙겨간 판쵸가 추운 정상에 바람막이 역할을 해줬다.

 

 

페루 비니쿤카 정상에 오르면 이 녀석을 찾으세요! 비니쿤카 정상의 개간지남!! 개시크남! 웃지를 않는다. 눈썹에 힘 확! 주고 묵묵히 자기 일에 열심이였다. 역시나 사진을 몇장 찍고 통하지는 않지만 뭐라고 말을 거니 수줍게 웃으면 뭐라고 대답하긴 하더라. 역시 얼라는 얼라다.

 

 

 

 

정상에 날씨는 시시각각 변했다. 1시간 정도 머물렀는데, 습기 가득 품은 바람과 함께 구름과 안개가 몰려와 무지개 능선을 덮기도 하고,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정상을 지나 오른쪽으로 트레킹 하는 길이 이어져 있었다.

 

 

 


내려가는 길...

 

 

비니쿤카 정상에 10시 30분 정도에 도착하여 한시간 정도 머문 후 다시 내려간다. 올라올 때 두시간 정도 걸렸으니 내려올 때는 더 빨리 올줄 알았는데, 두시간이 넘게 걸렸다. 같이 온 경희 누나 체력이 완전 떨어져 괜한 걱정에 먼저 좋다고 내려갈 수가 없었다. 누나도 나중에 후회하더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냥 내려올 때도 말을 탈걸...

 

말을 타고 올라간 다른 한국인들도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왔는데, 모두 거의 초죽음 상태였다. 얼굴에 웃음기라곤 다 사라지고 거의 죽어가는 표정들로 내려 오더라. 가이드가 친절해 일행들의 상태를 다 체크하며 내려왔기에 그나마 안심이 되긴 했다.

 

 

 

 

 

내려가는 길엔 말을 많이 타지 않기에 마부들이 삼삼 오오 모여 수다를 떨면서 혹시나 말을 타고 내려갈려는 여행자들을 꼬셔본다. 그리고 할인도 들어간다. 내려오는 길이라고 만만하게 보지 마라. 내려가는 중반쯤 되니 흥정을 하고 하나둘씩 말을 타고 내려가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돈을 벌기 위해 어쩔수 없이 마부의 일을 하고 있는 현지인들이지만 표정들은 다 좋았다. 내려가다 눈이 마주치거나 내 카메라가 그들로 향하면 아이컨택과 함께 환하게 웃어주는 모습에 나도 엄지척!을 하면서 화답했다. 그러나 말 탈래? 하면 거절!! ㅋㅋ

 

 

 

 

 

 

비니쿤카 정상에서 주차장 가는 풍경 역시 너무나 아름답다. 분명 올라올때랑 같은 길과 풍경들이지만 느낌이 달라서 인지 또 다른 공간의 풍경처럼 다가왔다. 비니쿤카 투어는 보통 오전 한타임으로 끝나는듯 했다. 간혹 점심이 넘어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이긴 했지만, 많지는 않았다. 내려가는 행렬에는 말과 마부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입구 쯤에서 마주친 앞에가는 커플! 비니쿤카 트레킹의 성공을 축하하며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키스를 하고 손을 잡고 씩씩 하게 걸어간다. 그 모습이 너무도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이 커플의 앞날에 꽃길만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