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볼리비아 No.17 - 마추픽추(Machu Picchu)

2018. 8. 2. 13:47해외지사/18년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2018/02/25

  No. 17 - 마추픽추

- Machu Picchu(2,430m) - 


 

마추픽추 여권도장 꽝!

 

 

 

와이나 픽추(Wayna Picchu)를 올라갔다 출구로 나오면 다시 마추픽추 주차장이 있는 입구가 나온다. 날도 풀렸고 우리가 입장한 7시쯤의 이름 아침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입구에 있었다. 화장실 오른편에 작게나마 마추픽추 여권 도장을 찍을수 있게 해 놓았다. 

 

 

잉크가 말라 있어 도장을 잉크에 꾹꾹 눌러 여권에 꽝! 하고 박아본다. 처음 만든 여권엔 2006년 필리핀에서 매달 비자 갱신 도장의 흔적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두번째 여권은 아직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오늘 마추픽추 도장을 꽝! 박아 여행이 흔적을 또 하나 새긴다. 내 인생 스케줄 상에서 앞으로는 이전처럼 해외를 많이 나가지 못할것 같다. 그점이 슬프긴 하지만, 동시에 정착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듯하다.  

 

입구에 있는 화장실! 한번 입장에 2sol(약 700원) 이다. 엄청나게 비싼 화장실이니 꾹꾹 참았다가 한번에 뿜도록 하자! 다시 말하지만 마추픽추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니께!! 

 

 


마추픽추 짐 보관소

 

마추픽추 망지기의 집 전망대를 가기 위해 다시 입장한다. 내 입장 티켓이랑 여권을 확인하는 직원은 두번째 입장이라 다시는 입장할수 없다고 강조한다.

 

 

마추픽추 입구 바로 안쪽에 짐 보관소도 있다. 보관비는 3sol! 저 표를 잃어버리면 복잡하다!! 이름 아침부터 내린 비에 챙겨온 우의랑 잡다한 짐들을 보관하고 들어가기로 한다. 한국에서 챙겨온 마트용 검정색 비닐봉지! 비닐봉다리!에 세명분의 잔 짐들을 때려놓고 꽁꽁 묶었서 보관소에 맡겼다. 역시 어디를 가던 검정색 비닐봉지가 짱!이지~ 가성비 최고갑! 울트라갑! 검정비닐봉지!!  

 


망지기의 집(Guard House) 전망대

 

 

입구로 들어가면 망지기의 집과 와이나픽추로 갈는 갈림길이 나온다. 위쪽으로 올라 한 20분 걸으면 마추픽추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가 한눈이 보이는 전망대 <망지기의 집(Guard House)>이 나온다. 와이나 픽추만큼의 경사는 아니지만, 망지기의 집까지 계속 오르막이라 힘들다고 짜증내며 우는 아이! 중간에 퍼져버린 할매! 뚱띵이 아줌마! 전세계 다양한 모습들을 이 짧은 20분 동안 감상할 수 있다. 

 

 

넓고 탁트인 전망대가 나오자 라마(llama)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 녀석 움직이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더나 갑자기 내쪽으로 와서 급 놀램! 워낙 순한 녀석이긴 한데, 갑자기 돌발행동을 하면 어쩌나 싶은... 그리고 라마던가 알파카던가? 짜증나면 침을 뱉는다고 하니, 괜한 침을 쳐맞기는 싫어서 얼렁 도망갔다. 근데 정말 한없이 귀엽고 우스꽝스런 외모는 인정!!!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저마다의 인생샷을 남기려 애쓰고 있었다. 인스타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마추픽추 이미지들의 실상은 이렇다. 모든 유명한 관광지가 그렇듯. 다른 사람이 한샷에 담기지 않게, 마치 혼자서 마추픽추를 다 담는 듯한 컷을 남기기 위해,  잘 피해가면서 때로는 비켜달라고 요구하면서 저마다의 인증샷을 남긴다. 특히나 건방진 외쿡 언니들이 가끔 보인다. 미안하다 잠시만 비켜주면 안되겠냐?도 아니고, 나 지금 사진 찍고 있는거 안보여? 요딴식으로 말하는 외쿡 언니들을 보면 개념 탑재 해주고 싶은 오지랖이 솓구친다.

마추픽추는 1911년 미국의 고고학자 하이럼 빙엄(Hiram Bingham)에 의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발견! 이라는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니, 이런 말들은 이미 살고 있는 원주민들, 이전부터 그곳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깡그리 무시하는 언행이다. 발견이라는 용어 보다는 그 사람을 통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말하는게 더 적당할듯 싶다. 아무튼 몇백년전 스페인 군대도 마추픽추의 존재를 알지 못했서 침략할 생각도 못했고, 우루밤바 계곡의 원주민들만이 마추픽추의 존재를 알고 있었단다. 그 당시에는 다만 전설이나, 떠도는 소문으로만 존재했으리라. 하기야 이 첩첩산중 깊은 계곡을 찾아간다는건 당시로서는 아마존 정글탐험에 버금가는 강행군이였을거다. 아직까지도 마추픽추에 언제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정확한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역사적 사료들이 남아 있지 않아 알지 못한다. 다만 여러가지 흔적들을 쫓아 어려가지 가설들이 남아 있을뿐. 아무튼 이 깊은 계곡에 이런 엄청난 유적을 남긴 잉카인이 놀라울 따름이다. 

 

 

내 대가리 어디로 날아갔어? 내 대가리 내놔~~~ㅜㅜ

비가 오는/날이 개 무더운 날씨 임에도 불구하고, 인증컷 남기기 위해 챙겨간 판쵸와 모자를 쓰고 여러컷들을 만들어본다 . 춤도 추고, 포즈도 잡아보면서 놀고 있는데, 저 귀여운 꼬마 숙녀가 멋진 엑스트라가 되어준다.

  

힘들지만 꾸역 꾸역 판초 두개를 챙겼다. 흰색은 쿠스코에서 산, 빨강은 쿠스코 숙소 소파에 깔려있던 처음엔 담요인줄 알았던 녀석이다. 들고 온다고 힘들었는데, 그래도 제 역할을 해주니 다행이다. 상호가 마추픽추를 갔던 10년 전에는 저런 가이드 라인들도 없었다는데, 이제는 안전을 위해 흰색의 가이드라인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사진 찍는데 방해가 된다.

 

 

망지기의 집 전망대는 마추픽추를 배경으로 사진 찍을 스팟들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 작은 오두막이 있는 모퉁이가 가장 사랑 받는 스팟인데, 나도 차례를 기다려 여러컷들을 남겨본다.

 

 

역시나 실제는 이렇다는것... 다행이 줄이 길지는 않다. 이 오두막 스팟에서는 꼭 한컷 남겨보기로 하자.

 

 

지은이가 쿠스코에서 공수해온 저 알파카 녀석도 제법 사랑을 받았다. 우리가 찍는 모습을 보고 남미 언니들도 저 인형을 잠시 빌려 달라고 한다. 마음 같아선 옆에서 같이 찍히고 싶더이다.

 

 

 

 

망지기의 집 전망대에서 장소를 옮겨가며 여러컷을 찍어본다. 나중에 보정을 할때도 그렇지만 생각만큼 맘에드는 분위기나 컷을 남기기는 쉽지 않았다. 당연히 내 촬영 실력 부족도 있지만, 공간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다. 하나의 거대한 세트장 같은 마추픽추는 구름진 그늘과, 쨍한 태양빛이 공존하여 카메라가 중간의 설정값을 잡는데 버벅댄다. 앞에 마추픽추가 그럭 저럭 나오면 멀리 뒤에 산들이 너무 쨍하게 나와버리기도 하고, 전체 배경을 제대로 찍고 싶으면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저녁 타임이 좋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기다릴수 없기에...

200mm로 땡겨본 컷

 

바삐 사진을 찍다가 이 배경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다. 바삐 돌아다니다 가만히 앉아 마추픽추를 바라보니 또 수많은 감정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지금 이 공간이 너무나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내가 이곳에 앉아 있는게 꿈만 같다는 생각. 이미 몇달이 지나 지금 포스팅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내가 여기를 다녀온건가. 잠시 황홀한 꿈을 꾼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여행 이후 다가올 새로운 생활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닝까지...

 

 

마추픽추 곳곳에 자리를 잡고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관리인들 중에 너무나 인상 푸근한 할배가 계셔 같이 한컷을 부탁했다. 말이 통했으면 많은 이야기들을 묻고 들었을것 같은데, 그냥 서로 웃기만 하고 고맙다는 말만 건낼뿐이었다.

 

와이나 픽추에 오르고 마추픽추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마추픽추 안으로 입장하여 디테일한 관람은 하지 않았다.  가이드 투어를 해도 되겠지만, 따라 다니며 귀기울여 듣기도 귀찮기도 하고, 그냥 내가 직접 걷고 바라보는 그 느낌, 그 감정 들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정도면 됐다 싶었다. 그래서 바로 나가기로 했다. 아쉬움이 없을것 같았다.

아빠의 손을 잡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출구로 가는 꼬마의 뒤를 따랐다.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나도 저런 모습으로 다시 이곳에 와볼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바래본다.

 

 

가끔 드는 엉뚱한 상상중에 하나는 과거를 맘대로 왔다 갔다 하는 시간 여행자가 되보는 것이다. 카메라 하나를 들고 아주 오래전 공룡이 살던 시대, 조선시대 민중들의 삶, 마추픽추에 잉카인들이 살던 모습들을 짧게 짧게 찍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곳에 길게 남아 있다가는 귀신으로 오해받고 통구이가 될지도 모르니...

 

과연 마추픽추는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당신 잉카인들의 삶은 어땟을까? 너무도 궁금해진다.

 

짐을 찾고 12시 정도 출구로 나오니 오후 타임에 입장하는 여행자들로 가득이다.

 

 

 

이렇게 길게 늘어선 줄이 관람을 끝내고 아구아스 깔리엔떼스로 내려가는 사람들이다. 언제 기다리나 싶었는데, 버스들이 줄줄이 들어와 줄은 금방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