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 무창포 해수욕장

2019. 11. 28. 00:23국내지사

나이들면 그렇게 사진 찍기를 좋아하더라...

보령 무창포 비체팰리스

- 순정남 두 번째 모임 -

모든 사진은 아이폰 11 프로 맥스와 함께


6명 다 모이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무창포 비체팰리스 방에 짐을 풀어놓고, 무창포 해수욕장을 좀 걸어보기로 했다. 원래는 보령 근처 어디를 가볼까 했는데, 남자들 네 명이서 그냥 귀찮단다. 이 근처서 놀잔다. ㅋㅋ

카페에 들려 수다를 겁나 떨다가 무창포 타워라는게 보여서 한번 올라가 볼까 하다가 입장료 천 원! 압박에 그냥 발길을 돌렸다. 천 원! 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별거 없어 보이는 공간에 단돈 일원 일라도 낼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냥 무료입장시켜주지...

밥을 먹고, 커피를 먹었음에도 단 게 땡긴다. 일반 도넛과는 조금 다른 딱딱한 도넛을 두 개 사서 설탕을 듬뿍 발라 들고 또 사부작사부작 걷기 시작한다. 

무창포에 항구 주차장에 차들로 꽉꽉 차 있길래 뭔가 했는데, 아침 일찍부터 배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차였다. 시간이 되어 알록달록 개성 있는 낚시 배들이 항구로 돌아와 정박해 있다. 보령 무창포 앞바다는 9월부터 한창 주꾸미 철이라서 항구는 바쁘다. 

원래도 그랬지만, 사진 찍게 한번 서봐! 포즈 좀 잡아봐! 해도 원체 말을 듣지 않는 녀석들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워낙 꼴통들이라 말을 들어먹을 리가 있나. 그래도 어찌어찌 세워놓고 찍고 있느니 다리가 아프네, 허리가 아프네 하면서 말은 듣는다. 막상 찍고 나서 보면 그래도 하나하나 추억이고, 찍어놓길 잘했어할 것을.... 내년에 우리 나이 40인데, 이러고 놀고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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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길은 제대로 열리지 않았지만 날씨도 하늘도 좋아 한국에서 정말 오랜만에 멋진 석양을 볼 수가 있었다. 강렬하고 빨간 석양은 아니지만 뭔가 은은하게 하늘은 물들이는 그런 석양. 나이가 들면 자연 하나하나에 감탄하게 된다고,,, 원래도 석양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코타키나발루 이후 이런 석양을 본 기억이 없는 듯하여, 무창포 해수욕장을 물들이는 석양이 너무 맘에 든다. 

다음날 아침! 하늘은 구름과 함께 꾸물거렸다. 저녁 늦게 도착하여 정말 잠만 자고 술 취한 녀석들 술주정만 받아줬던 상인이... 근처 설렁탕 집에서 아침을 먹고, 앞바다로 마실을 나왔다. 

 

남자들 몇이 모여서 한참 수다를 떨다가, 잠시 멍하게 누워있다가, 뭔가를 특별히 하지 않아도, 맘 편한 친구들이라서 그냥 있어도 좋다. 간밤에 세 놈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중국집에서 고량주를 마시다가 상국이는 9시가 되어 일찍 뻗고, 승현이는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토악질을 해대고, 상화는 혼자 먹는 술이 맛이 없다면 상인이 한테 왜 술 안 먹냐고 핀잔을 주는... 그리고는 애기들도 안 한다는 내가 술이 제일 쌔다는 술부심을 부리는 해프닝...  그냥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좋다. 일 년에 두 번은 모이자는 다짐과 함께, 다음 모임은 배낚시나 민물낚시를 가지는 다짐과 함께...

무창포 비체팰리스 앞 모래사장에서 가볍게 말을 타볼 수 있다. 어른은 만원! 어린이는 5천 원! 어린이 기준이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멀리 가지 않고 근처 한번 돌고 끝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