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볼리비아 No.55 - 리마에서 인천을 거쳐 순창행

2018. 10. 14. 11:04해외지사/18년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루/볼리비아(Peru/Bolivia)

2018/03/10

  No. 55 - 리마에서 인천을 거쳐 순창행

Lima - Incheon - Sunchang 

 


페루에서 한국 오기만큼 인천에서 순창 오기가 힘들다.

 

 

끝날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 리마 공항에 도착했다고 끝이 아니라 또 기나긴 여정의 시작이다. 미국을 거치는게 아니라 유럽을 거쳐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라서 두번을 더 경유 해야한다. 페루 리마에서 밤 9시 비행기를 타고...

 

페루 리마 - 스페인 마드리드 => 11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 이탈리아 밀란 => 2시간

이탈리아 밀란 - 한국 인천 => 12시간

 

중간에 경유 시간까지 하면 총 1일 4시간! 리마에서 인천 도착하는데 28시간이 걸린다.

 

구글맵을 즐겨보는 편이다. 여행을 갈때도 그렇고, 가끔 아무 생각 없이 구글맵을 켜서 아이슬란드 스트리트 뷰를 보기도 하고.... 내가 갈 곳이, 아님 가고 싶은 곳이 얼마나 먼지를 보고 싶으면 구글맵을 켜고 한번 선을 그어봐라. 페루 리마에서 한국 까지는 태평양을 제외하고는 다 지나가야 한다. 오히려 아프리카가 가깝게 느껴진다. 몇번을 자고 먹고, 영화를 보고, 비행기를 갈아타고, 엉덩이가 없어지는 체험을 한 끝에... 결국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설마 이번에도 짐이 아직 유럽에 있네요? 이럴까 궁금하다. 수화물을 기다리는데 이렇게 조마조마 한적은 처음이다.

 

 

에구머니나... 내 짐은 무사히 도착했는데, 경희 누나짐은 인천에 도착을 못 했단다. 두개 다 오거나 아님, 말거나 하지, 하나만 도착하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는 또 뭐란 말인가...

 

 

경희 누나를 공항에서 먼저 보내고, 나의 미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긴장 풀리면 끝장이다. 아직 집까지 갈길이 구만리라 끼니 든든히 챙겨 먹고 힘을 내야 한다. 매운거 좋아하지 않는데, 공항에 내리자 마자 칼칼한 부대찌개가 먹고 싶어졌다.


인천에서 광주를 거쳐 순창까지...

서울이나 수도권 사는 사람들은 모른다. 지방 사람들의 서러움 중에 해외 여행에서 돌아올때의 서러움을...물론 지방에도 부산, 대구, 청주, 무안 등의 공항에서 해외 여행을 갈수 있다. 그것도 상당히 한정적으로...원래는 광주 였는데, 새로 바뀐 무안 국제 공항에서는 다낭, 타이페이, 오사카, 방콕, 상하이 등등 몇개의 나라는 갈수 있다. 그 외에는 특히나 남미/아프리카/유럽 등의 먼 나라를 가야 할때면 반드시 인천공항까지 가야 한다는 점!!

 

거꾸로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올 때도, 함께 여행간 사람중에 서울/수도권 사는 친구들은 한/두시간 안에 집에 도착 하지만, 우리는 4~5시간을 더 가야 집에 도착 한다는 점!!!

- 인천 공항 3시 도착

 -인천- 광주 공항 리무진 6시 출발 9시 30분 도착

- 광주 터미널에서 친구집에 맡겨놓은 차 찾으로...

- 광주에서 순창까지 운전해서 집으로 옴...

 

이렇다 보니, 인천 공항에는 오후 3시에 도착했는데, 순창 집까지 거의 11시가 넘어서, 인천 공항 도착후 8시간이 지나서야 순창 집에 도착 할수 있었다. 이것이 지방 사는 사람들의 서러움이다. ㅜㅜ

 

 

20일 만에 집구석에 도착하니 그래도 집이 좋구나~ 휑~하니 모델하우스 같은 느낌도 맘에 들고...3월 10일에 끝난 여행인데, 포스팅은 11월이 다 되서야 끝난다. 여행 갔다와서 한달 정도는 기운이 없어서 여행에 여!짜도, 카메라도 그대로 처박아 두고 쳐다도 안 봤다. 겨우 정신을 차려 사진을 정리하고, 보정하고,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 여기 까지 오는데 7개월 이상이 걸렸다. 이런 쉬레기 같은 마인드....

 

아직 몇개의 자잘한 포스팅이나, 여행중에 동영상 올릴것들도 남아 있지만, 그건 나중이나 내년으로 미루기로 하자. 이제 남미 여행 포토북을 만들고 나서는 내년까지 셤을 열심히 준비하고, 셤이 끝난후 다시 블로그에 매진할 생각이다.

 

나름 뿌듯하다. 누가 보기를 원해서 시작하고 쓰는 블로그도 아니고, 철저히 내 만족과 내 기쁨을 위해 포스팅 하나 하나 적기 시작했는데, 무슨 장편 소설 하나 완성한 기분이다. 가슴 한구석에 계속 남아있던 찝찝함도 사라진다. 밀린 숙제를 말끔히 끝낸 기분...

 

아 겁나 좋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