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볼리비아 No.43 - 리마 도보 투어

2018. 9. 27. 22:13해외지사/18년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루/볼리비아(Peru/Bolivia)

2018/03/05

  No. 43 - 리마 도보 투어

- Lima Walking tour -

- 강도를 만나고 끝난 리마 도보 투어 -

 


남미여행 사고 3종 세트 마지막 편!!!

1. 인천에서 페루 리마 공항 도착했는데 수화물은 아직 유럽에...

2. 우유니행 야간 버스 사고

3. 리마에서 만난 대낮에 강도

 

페루/볼리비아 남미 여행 사고 3종 세트이다. 우유니 가는 길에 버스 사고를 당하고 이제 별일 없겠지 했는데, 너무 방심했을까? 정말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둘다 힘든데도, 별 생각 없이 그 먼길을 걸어서 갈 생각을 하다니, 누구 하나 그냥 힘드니까 택시 타고 가자! 라고 했으면 그냥 택시 타고 갔을것 같은데, 이제 돌이키면 잔인한 추억으로 남긴 했지만, 그 당시는 버스 사고 만큼의 멘탈 털리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남미가 무서워지는...

 

새벽에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페루 리마에 도착해 바로 크루즈 델 수르 터미널에 짐을 맡기고, 아침도 먹고 리마 시내도 돌아볼겸 택시를 타고 페루 정부 청사가 있는 메인 스퀘어를 향했다. 메인 스퀘어에서 차이나 타운을 거쳐 다시 크루즈 델 수르 버스 터미널까지 약 8km가 되는 거리를 리마 시내를 돌아본다는 생각에 힘든대도 걸어 오다가 그 봉변을 당한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모하긴 했다. 잠도 제대로 못자서 힘들데다 컨디션고 계속 엉망이었는데, 차라리 빨리 버스 터미널에 가서 여유있게 쉴걸 말이다. 암튼 좋은 경험 했다고 치자...

 


리마 중앙 광장(Plaza Mayor de Lima/Main Square of Lima) 

 

이른 아침 리마에 도착해 크루즈 델 수르 버스 터미널에 짐을 맡기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리마의 중심, 정부 청사와 법원 등의 정부 기관들과 리마 대성당 등 굵직 굵직한 녀석들이 몰려 있는 리마 중앙광장이다. 은행에서 돈도 뽑고, 시내도 돌아보고 그리고 더 중요한 맛난 아침 식사를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이른 아침 리마 왕궁(?)/정부청사(?) 마당에서 열병식(?)/국기 게양식(?)을 하는 모습인데 저 맨 뒤 녀석 살좀 빼야지 다리 올리는 모습이 힘겨워 보인다. ㅋㅋ

 

 

 

 

 

 

정부 청사, 법원 그리고 다른 국가 중요 기관들이 몰려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이른 아침부터 총과 방패를 소지한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그러나 경비 하는 모습이 삼엄하다기 보다 서로 수다를 떨며 여유 있는 모습이다.

 

 

이쪽에 아침을 먹을 식당이 있을줄 알고 돌아보는데,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이른 시간이라 그나마 몇개 있는 식당도 이제서야 오픈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리마 차이나타운(Lima China Town)/중앙시장(Mercado Central)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 거리는 하이애나도 아니고, 아침밥을 찾아 리마 시내를 어슬렁 거리는 배고픈 여행객이다. 리마 중앙광장에서 차이나 타운은 걸어서 금방이다. 대략 1km 정도... 전 세계 어딜 가나 먹자 골목의 상징인 차이나타운에는 먹을게 있겠지 하는 심정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차이나 타운 역시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연 식당이 몇개 보이질 않았고, 그나마 발견한 식당 대박 죽빵집! 아라카키(Arakaki)에서 아침을 먹고 차이나 타운에 바로 앞에 위치한 중앙시장(Mercado Central)에 들어가봤다. 어딜 가나 시장의 활기찬 모습은 삶의 욕구! 열정을 보여준다. 특히나 이른 아침의 시장은 더욱 그렇다. 질서 정연하게 걸어진 정육들과 닭/오리의 모습이 잔인하기도 하지만, 다 우리들 입속으로 들어갈 녀석들이다. 우리의 삶은 계속 되어져야 하기에...

 

 

차이나 타운을 벗어나 큰 도로를 따라 크루즈 델 수르 터미널 방향으로 계속 걸어갔다. 파라카스 가는 버스는 오후 1시 30분이다. 지금은 오전 9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관계로 계속 걸어가며 리마의 풍경들을 눈으로 보고 카메라로 담고 싶었다. 출근길이라 큰 도로에는 많은 사람들로 혼잡했다. 중앙 시장의 모습과 함께 그래도 이곳이 대도시의 모습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언어만 스페인어가 아니라, 크고 오래된 건물들은 역시나 스페인이나 유럽 양식을 그대로 간직한 리마 구시가의 현재이다. 중앙 광장이 위치한 구시가 주변은 유럽의 어느 거리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길에서 파는 1솔 짜리 조각 수박을 입에 물고 계속 걷는다.

 

 

 

노점 가판에서 이른 아침을 해결하는 서민들의 모습들...

 

 

바쁘게 수신호를 날리는 교통 경찰!!! 쿠스코도 그랬지만 페루는 여경들의 미모가 참 훌륭해서 경찰 제복만 보면 눈이 돌아갔다는 후문... 미모도 몸매도! 면접 볼때 수영복 심사 하는거 아녀?!!!

 


대낮에 한 이별! 말고 대낮에 만난 강도!

 

 

차이나 타운에서 계속 걸어왔다. 힘들긴 했지만 새로운 볼거리들이 가득한 리마 시내 구경에 참을만 하다. 계속 아래로 내려오자 클래식한 구시가의 모습을 사라지고 평범한 지금에 리마의 거리이다.

 

 

 

거리의 모습도 클래식한 구시가에서 허름하고 평범한 남미 어느 거리의 모습으로, 버스나 택시, 차들의 모습도 점점 허름해져 간다.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들과 노점에서 파는 음식들, 거리의 사람들이 엉켜 있다. 그리고 자주 보이는 버스 터미널들...그러다 길도 좁아지고 인적도 드문 곳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때 정신차리고 다른 길로 돌아가거나, 그냥 택시를 잡아 타고 갈걸... 대낮에 그리고 위험하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은 탓에,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생각에...

 

어느 순간 키는 나만 하고 더 마른 녀석이 우리와 속도를 맞춰서 걷는다. 뭔가 의심스럽다기 보다는 조금 아파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길을 같이 건넌다. 슬쩍 슬쩍 보는데 우리쪽을 의식하지는 않아 보였다. 그래서 그냥 가는 길이 같구나 생각 했는데, 조용한 골목에 이 빨간 낡은 차 한대가 서 있길래 가까이 다가가 사진 한장을 찍고 이쪽 골목으로 들어갈려는데 그 녀석이 갑자기 말을 건다. 영어는 잘 못하지만 그쪽으로 가지 말라는 의미로 들렸다.

 

그래서 골목을 한번 보니 한눈에도 별로 못사는 동네 같아 보인다. 그냥 여행자를 바라보는 호기심에 이쪽은 위험하니 가지 말라는 거구나 싶었다. 그래서 다시 도로쪽 길로 가는데 바로 따라 오면서 갑자기 뭐 먹을거나 있으면 달라고 한다. 없다고 했더니 돈을 달라고... 조금이라도 있으면 달라고,

 

난 별 생각 없이 돈 없다고 손을 저으며 무시하고 걸어 갈려는데, 순간 그 녀석이 뒤에 걷고 있는 누나의 필름 카메라를 뺏더니 냅다 달리기 시작한다. 뒤를 돌아보니 카메라는 누나 손에서 떠나갔고 그 녀석은 달리고 있는 상황이고, 나는 "야이 개새끼야!" 소리를 지르면 본능적으로 뒤따라 방금 그 녀석이 가지 말라는 골목으로 뛰어 들어가고 있었다. 아파 보이던 녀석이 달리기는 빠르더라.

 

도로 반대편에서, 그리고 우리 뒤에서 걸어오던 아주머니 아저씨가 나에게 큰 소리를 지르며 뭐라고 한다. 쫓아가지 말란다. 손가락으로 안된다는, 그리고 얼굴 표정에서도, 말은 통하지 않지만 딱 그 뉘앙스가 전달이 됐다. 나도 순간 아차 싶었다. 괜히 따라 갔다가 더 큰 화를 당할수도 있음을... 본능적으로 쫓아서 뛰어가다 멈춰 크게 욕한번 내뱉고 다시 돌아오니, 땅바닥에 카메라 렌즈 덮개만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누나도 다친데가 없어서 다행이다. 카메라야 어쩔수 없다지만 몸이 다치면 안되기에, 그리고 누나의 필름 카메라는 30만원? 정도 였는데, 만약 이 녀석이 작정하고 내 소니 카메라나 가방을 뺏을려고 했다면 순간 몇 백만원이 날아가는 거였다. 쪼잔한 강도를 만나서 다행이지, 스케일 큰 녀석을 만낫다면 더 큰일 날 뻔 했다.

 

키만 큰 비실한 이 몸땡이가 그래도 쓸만은 한게, 겉모습 보고 외국인들이 함부러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대에 호주 워킹을 갔을 때도, 식당에서 일하던 키작은 형은 밤 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호주 백인 청년들이나 겁대가리 없는 10대 흑인 들에게 삥을 뜯기거나, 계란을 맞고 괜한 시비를 붙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멍청하고 골빈 호주 백인들도 상대를 봐가면서 덤비는 것이다. 소위 분노조절장애라고 하는 자들이 상대를 봐가면서 분노 조절을 못하듯이...

 

분노 조절 장애라고 하는 녀석들도 상대가 자기보다 세다 싶으면 어찌나 분노 조절을 잘 하는지,,, 암튼, 그런 백인 들한테 그마나 키가 크고 우락부락한 인상에 그런 설움은 당한적이 없었다. 이 쫄보 강도 녀석도 내가 키가 작고 왜소한 동양인 이었다면 내 카메라를 노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딱 봐도 이쪽 골목은 할렘가 비슷한 형국인데, 정말 긴장을 하지 않았던게 우리의 잘못이다. 이렇게 누나의 필름 카메라를 대낮에 강도를 맞고 우리의 멘탈은 완전 털려 버렸다. 크루즈 델 수르 터미널에 도착하기 까지 나 역시 바짝 긴장해서, 앞에 걸어오는 젊은 남미 녀석들만 보이면 일부러 길을 건너가거나 하게 되버렸다. 엄청난 학습 효과!!!

 

역시 인천 공항 도착하기 전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됨을!!! 남미는 역시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