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볼리비아 No.38 - 우유니 사막 선셋 투어

2018. 9. 6. 21:10해외지사/18년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2018/03/02

  No. 38 - 우유니 사막 선셋 투어

- Uyuni dessert Sunset Tour -

 


우유니에서 별을 보지 못했소이다 ㅜㅜ

 

 

우유니에 도착한 첫날! 호다카(Hodaka) 투어사에서 드디어 우유니 투어를 시작했다. 오늘의 투어는 투어 메뉴판 세번째! 선셋+스타라이트 투어!(Sunset + Starlight Tour)!! 우유니 2박 3일 세번의 투어중에 두개의 투어에서 별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날이 흐려 엄청나게 쏟아지는 별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스타라이트(Starlight)는 빼고 그냥 선셋투어(Sunset Tour)로 할란다. 우리가 간 시기가 우기 거의 끝 무렵이라 하얀 소금의 우유니 사막은 없고 소금물로 가득찬 우유니 사막이 아니라, 우유니 호수! 라고 하는게 맞을것 같다. 우리 끝무렵이라 하늘에 구름 또한 가득해 쏟아지는 별을 보지 못했다는 것.... 한 일주일? 정도 뒤에 우유니에 도착한 상호 커플이 보내준 별사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 우유니 선셋 투어 비용은 150볼(약 3만원)

- 한 팀에 6명인원으로 투어 시간은 16시~22시!!

 

 

호다카 투어 사무실 앞에 여러대의 지프차가 대기하고 있다. 대부분이 아시아 여행자들인데, 호다카는 특히나 일본인 비중이 월등히 높다. 엉겁결에 한국인 3명, 중국인 1명, 대만 커플 2명 이렇게 팀이 짜여져 버렸고, 다시 한번 말한다. 이왕 가는 우유니 투어, 한국인들과 어울려 함께 가고 싶으면 투어 사무실 문에 붙어진 명단 리스트를 보고 한국인들 이름이 적혀진 곳에 너 자신을 낑겨 넣으면 된다.

 

중국/대만인 3명이 아주 무례하고 그런건 아녔지만, 나름 잘 어울려 놀았지만, 화교인 특유의 안하무인과 시끄러움 등등이 나와 가이드의 심기를 살살 건드린건 어쩔수 없다. 내 성격이 원래 그런가보다 하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스탈이라서... 조금 더 신경쓰고 생각했으면 다음날 데이 투어 때부터는 아예 팀을 바꿔서 갈걸,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 나중에 몇달동안 후회하면 또 이렇게 주댕이로 못한 말을 글로 질러대고 있다. 참....

 

한국인이 싫네, 어쩌네 해도 그래도 나라밖에 나가 함께 어울리려면 한국인끼리의 케미가 가장 잘 통하는건 어쩔수가 없다. 그렇게 태어나서 자란걸...일단 말도 통해야 하고...

 

 

 

 

오후 4시에 집결해 우리를 4륜 구동 지프에 태우고 바로 우유니로 가는게 아니다. 으슥한 뒷골목으로 우리를 끌고 가더니, 집으로 들어가란다. 신발을 장화로 갈아 신어야 한다.

 

 

무식하게 발만 커서 290mm이상 신어야 한다. 나이키는 발볼도 좁고 조금 작게 나와 300mm 이상 신어야 한다. 혹시나 맞는 사이즈의 장화가 없을까 걱정 했는데, 전세계 다양한 발바닥 넓은 수컷들을 대비해 큰 사이즈의 장화도 있더라.

 

 

우리를 우유니로 데려다줄 녀석이다. 우유니 사막의 소금기를 잔뜩 먹기에 차량 관리가 정말 잘되야 할것 같다. 기계는 물먹으면 끝장인데, 그것도 소금물이면 완전 치명적이기에...

 

 

 

우유니 타운에서 우유니 사막으로 가기 위해서는 약 20km 떨어진 콜차니(Colchani)라는 작은 마을을 통과 해야 한다. 정말 황량하게 그지없는 마을로 우유니 사막의 소금 생산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마을이라고 한다. 이 마을을 통과해 비포장 길을 열심히 달리면 우유니 사막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첫날 선셋투어의 드라이버! 처음부터 이런 저런 말을 걸어보는데 왜 스페인어를 못하냐며 짜증이다. 스페니쉬! 스페니쉬! 이러면서... 지가 드라이버겸 가이드 하는데 우리보러 스페인어 못한다고 인상 쓰고 있으면 어쩌라고...

 

함께한 중국인 친구가 우유니 사막 입구에 소금 호텔로 잠시 가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중국인 친구한테 받을게 있다면서, 호텔 입구에 도착하자 마자, 짤막한 영어로 이 정도 오면 팁을 많이 줘야 한다며 또 한번 짜증을 시전해준다. 우유니 사막 반대로 가는 길도 아니고, 어차피 사막 입구 근처에 있는 호텔인데, 그리고 투어 동안은 우리가 그의 시간을 대여 한거나 마찬가지인데, 어딜가든 가줘야지, 또 한번 짜증을 내니 아~ 드라이버 잘못 만났다 싶더라. 영어를 한 마디도 못 하는줄 알았는데, 본인이 해야될 말이나 짜증 낼때는 짧게나마 하는 걸 보고, 그냥 이 녀석은 영어를 못 알아듣는척 하는구나 알게됐다. 결국 본인이 유리하면 영어로! 불리하면 스페니쉬!를 외치는 녀석이다. 근데 결정적으로 3번의 투어 드라이버 중에 우유니 사진과 영상을 잘 찍어준 녀석이다. 다른 두명은 그냥 차안에 짱박혀서 얼굴 한번 내비치질 않았으니... 

 


우유니 소금호텔(Palacio De Sal)

 

 

 

중국인 친구가 잠시 들러야 한다는 호텔은 우유니 사막 초입에 위치한 팔라시오 데 살(Palacio De Sal)이라는 호텔이다. 우유니 타운에도 많은 숙소들이 있지만 우유니 사막 초입과 사막 한가운데도 몇개의 소금 호텔이 있다. 물론 1박 가격은 비싸겠지. 여기 팔라시오 호텔도 일박에 16만원이 넘는다. 데이 투어에 방문하는 우유니 소금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호텔은 일박당 최소 20만원 이상하는 걸로 알고 있다.

 

 

 

하얀 소금 사막 위에 지어진 호텔도 아니고 초입 넓은 모래 사막 한 가운데 생뚱맞게 지어진 호텔이다. 호텔의 퀄리티나 디자인보다는 우유니 소금 사막에 지어진 호텔이라는데 더 값어치가 있을 듯하다. 암튼 중국인 친구의 친구가 이곳에 숙박을 한다니 역시 중국인! 이구나 싶다. 보통의 동남아 여행도 아니고 중국인이 이 먼 남미까지 올라 치면 평범한 중산층의 중국인으로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한국이야 어느 정도 경제 수준이 올라와서 나같은 천민도 이먼 남미까지 올수 있겠지만, 중국은 아직도 관광비자 문제도 그렇고 이 먼 남미까지 여행 올 정도면 그들의 부모님이나 집안에 어느 정도 재력은 있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외국 여행을 하나 마주친 옷태 구린 중국인을 절때로 깔보지 말도록! 너 차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 너 차 몇대야? 하고 물어볼지도 모르니...

 


3월 초의 우유니는 우기로세!!

 

 

 

우유니 사막이 건기인지 우기인지 특별한 정보도 없이 와버렸다. 우리가 간 3월 초는 우기의 끝물이였다. 우유니 사막 초입에 들어서자 난 무슨 수심 얕은 호수에 온줄... 지프 바퀴가 깊이 빠지고 한참을 이런 출렁이는 파도를 따라 가야 했다. 이물이다 소금물이다. 설마? 내가 이거 볼려고 이 먼 남미까지 온거야? 하고 조금의 의구심을 갖기 시작할 즈음에...

 

 

 

어느새 잔잔한 파도는 사라지고 세상 정지된 듯한 풍경이 시작 됐다. 끝도 없는 지평선! 땅과 하늘의 경계가 모호한 그런 공간에 와버렸다. 멀리 작은 산이 있어서 그나마 땅과 하늘의 경계를 알수 있지, 뜨거운 햇빛에 눈이 부셔 산이 아니면 그 경계가 어딘지 알아볼 수 없다.

 

 

이미 수많은 투어 지프 차량들이 우유니 사막 이곳 저곳에 터를 잡고 여행자들은 그들만의 시간을 즐기며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경상남도 만큼 엄청난 넓은 공간이기에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는다. 어디에서 멈추든 땅과 하늘이 경계가 모호한 그곳이 우유니 사막이기에...

 

잠시의 자유시간이 끝나고 드라이버가 우리를 집합 시켰다. 본격적인.. 아니 혹독한 군무 사진 촬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 멀리 드라이버가 우리를 찍을 준비를 마쳤다.

 

 

 

 

그냥 보기엔 쉬워 보이는 자세와 사진이지만 이 한컷 한컷이 나오는데 보통 어려운게 아녔다. 일단 드라이버가 영어를 못하기에 단어와 단어로 우리에게 지시를 하고, 한국인, 중국인, 대만인이 섞여 있는 상황이라 멀리서 드라이버가 외치는 말을 유도리 있게 통역해 서로의 포즈를 맞춰야 했다. 우리팀 6명 외에 옆 팀에서 온 중국인 두명이 합세 했다. 드라이버가 뭐라고 지시를 내리는데 지들끼리 떠드는데 바쁘다. 자세도 힘든데 말도 안들어서 내가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게 된다. 지랄 같은 내 성질도 당연히 한 몫하고... 내 옆에 노랑이 대만 언니는 남편이랑 10살 넘게 차이나는 어린 신부! 그래봐야 20대 중반이지만, 남편이랑 15살 이상 차이 났지... 암튼 첨볼때부턴 코맹맹이 소리로 앵앵거리면서 드라이버가 포즈 만들어라고 하는데 말도 안듣고 힘들다고 징징 댄다. 옆에 남편한테 힘들어 힘들어~ 하고 징징 대는데 남편도 처음에는 받아주다가 나중엔 그냥 쌩~~~ ㅋㅋ

 

그리고 정말 중요한거! 모두 단합된 포즈를 잡은후에 몇초동안 그대로 멈춰서 바닥에 물보라가 사라지고 고요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 물에 반사된 포즈가 제대로 잡히기에... 이 멀리 우유니까지 와서 얼차례 받는 줄...

 

 

 

 

 

 

 

 

 

한국인끼리 한팀이었음 바로 형동생 먹고 야이놈아! 똑바로 해라! 나이 먹었음 집구석에서 나오질 말어야혀!~~하면서 서로 고함도 질러가면서 재밋게 포즈 만들고 사진 찍겠구만, 영어로 한다해도 완벽하게 말이 통하질 않으니 서로 눈치로 맞춰가면서 겨우 촬영을 끝냈다. 카메라가 아닌 그냥 갤럭시로 촬영했는데도 워낙 빛이 좋으니 이정도면 만족스럽게 나왔다. 동영상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올리기로 하자.

 

 

 

 

 

 

드라이버의 사진 촬영이 끝나고 저녁 7시가 되가니 우유니 사막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구름에 가려 우유니의 쏟아지는 별과, 제대로된 일출을 보지 못했기에 실로 어둠이 내리는 우유니의 이날이 나에게는 가장 황홀한 순간 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그곳에 있었나 싶은...

 

 

 

 

 

 

 

 

 

 

 

 

 

 

가만히 한곳에 멈춰선체로 몸만 빙빙 돌며 온 사방의 우유니를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다. 다른 장소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 이동해도 똑같은 풍경들이다. 땅과 하늘이 반으로 나뉘어진 듯한 데칼코마니...

 

 

 

 

 

석양의 노을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랗고 빨간 기운이 온 하늘과 구름에 뻗쳐 내가 서있는 이곳이 마치 천당과 지옥의 어느 공간! 삶과 죽음의 어느 한 경계 쯤에 와있는 기분이었다. 이 공간에 취해버려 마치 최면에 걸린 듯한 너무도 비현실적인 순간이었다. 우기가 지난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이었음 또 어떤 멋진 모습을 드러냈을지 너무도 궁금해졌다. 그리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더 여유있는 스켸줄로 우유니에 다시 와서 이때 보지 못한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마추픽추에 오르는 버스안에서 느꼇던 그 감정이 이 순간에도 올라와 울컥 해졌다. 다시 오겠다고 다짐은 했지만 정말 다시 올수 있을까 하는...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그래서 가슴속 깊은 곳에서 맺혀 올라 또 눈물이 흘렀다. 울때는 더 못쉥김 주의... ㅜㅜ

 

 

 

 

 

밝음이 사라지고 우유니 온 사방에 어둠이 드리워지는건 순간이었다. 시간은 8시가 다 되어간다. 오늘은 구름에 가려 별을 보지 못할거라고 한다. 아쉬움에 조금 더 기다려 보고자 했지만, 별을 볼수 없는건 어쩔수 없는 현실이었다. 조금 일찍 돌아가야 했다.

 

 

 

 

우유니 선셋 투어의 예정된 마감 시간은 10시이다. 별이 총총히 드리워진 날이라면 10시를 꽉 채우겠지만 별을 기대할수 없는 이날은 8시가 조금 넘어 다른 차들도 우유니 타운으로 돌아간다. 못내 아쉬움에 계속 뒤를 돌아보게 된다. 내일 또 이곳에 오겠지만 다른 시간과 다른 모습이리라.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지 중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어? 라고 물어보면 지금까지는 네팔 안나푸르나! 라고 말했다. 너무도 힘들고 고통스런 산행과 함께 내가 힘든 시기에 내 삶을 한번 놓을 수 있게 만들었기에...

 

그리고 그 다음으로 어디냐고 꼭 찝어서 말 해야 한다면 이 날의 우유니... 일몰의 우유니가 가장 좋았다고 말할수 있을것 같다. 그날의 순간은 데스크탑 바탕화면에 머물며 내 기억 한켠에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