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푼힐 트레킹 - Day.5 2014/05/05 - 트레킹셋째날(푼힐전망대 - 따다파니)

2017. 7. 25. 12:36해외지사/14년 네팔(Nepal)

 

네팔 푼힐 트레킹 (Nepal Poonhill Trekking) 

- Day.5 2014/05/05 -

 - 트레킹 셋째날 -

고레파니 - 푼힐 - 따다파니

Ghorepani(2,880m) - Poonhill(3,210m) - Tadapani(2,590m)


- 푼힐 전망대(3,210m) 도착

트레킹 출발부터 날이 흐리더니 어제 밤부터 비가 내렸다. 러진이 내일 아침 일출은 보기 힘들듯 보인다고 미리 언질은 주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찍 잠이 들어 일어나니 역시나다. 새벽 5시에 출발하기로 되어 있어서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났다. 추적 추적 내리는 비에 옷을 단디 껴입고 우의까지 걸치고는 푼힐 전망대로 향한다. 고레파니(2,880m)에서 푼힐 전망대까지 약 300m를 더 올라가야 한다. 대략 30분 정도,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산들이 구름이 잔뜩 서려 있었다.

 

 

아무튼 푼힐 트레킹(Poonill Trekking)의 최종 목적지! 푼힐 전망대에 도착해 버렸다. 날씨가 흐리건 말건 일단은 목적지에 도착한 마음에 기쁘기 그지 없다. 날이 맑고 일출까지 있으면 멀리 보이는 히말라야 산맥 안나푸르나와 다른 봉우리들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을것데, 아쉬움은 가슴에 묻고, 일단은 기분을 즐기도록 해보자.

 

 

높이 약 3,200m의 푼힐 전망대는 히말라야 산맥 안나푸르나 여러 봉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네팔의 대표적인 뷰포인트(View Point)이다. 너무 힘들고 빡센 트레킹은 꺼려지지만 히말라야 산맥의 운치를 간접적으로 나마 느껴보고 싶다면 4일~5일 코스의 푼힐 트레킹(Poonhill Trekking)을 추천 한다. 네팔을 찾는 여행자들은 보통 1)푼힐 트레킹(4일~5일) 코스 또는 푼힐을 거쳐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까지 가는 2)푼힐+ABC(10일~15일) 트레킹을 많이 한다.  

 

경희 누나는 푼힐을 거쳐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ABC)까지 아직 여정이 한참 많이 남아 있다. 어제 너무 힘들어 하더니 아침에 일어나 남은 일정이 벌써 부터 걱정 된단다. 그래도 힘을 내요~ 쓔뻐 파월~~!!

 

 

 

포터들은 역시나 별 감흥이 없다. 우리야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지만, 푼힐을 제집 드나들듯 하는 포터들은 전망대에 오르자 마자 한켠에 앉아 쉬고 있었다. 날은 추우니 역시나 옷을 단디 껴입고... ㅋㅋ

 

 

푼힐 까지 왔으니 영역 표시는 해줘야지. 푼힐 표지판 앞에서 다 같이 포즈 취해주고, 이제 내려가야 한다. 이 사진 한장 찍으려고 비행기를 타고, 버스를 타고 러진을 만나 낑낑대며 여기까지 왔는데, 좀 허망한 기분이긴 하지만 뭔들 그렇지 않을까? 우리 사는 모든 순간 순간이 찰나의 짧은 결과를 위한 과정일 뿐인 것을...

 

 

 

"멍멍이님!! 비켜 주세요!! 지금 이 순간은 제가 주인공인데 멍멍이 님이 떡 하고 버티고 계시네요!!!"

 

 

 

혹시나 날이 맑아지진 않을까 못내 아쉬움에 계속 뒤돌아 보게 된다. 그리고 사진을 계속 찍게 된다. 그냥 차라리 맑아지지 말어라. 더 아쉽지 않게...

참! 푼힐 전망대 가는 중간에 입장료를 받는다. 50루피! 까먹지 말고 챙기자. 러진이 알려주지 않아서 난 돈 안 챙겨 갔다가 러진 한테 삥을 뜯었다. 나중에 다시 돌려 줬다. 나 그렇게 막 나가는 놈 아님!

 


- 고레파니 다울라기리 롯지(Ghorepani Dhaulagiri Lodge)

 

 

 

 

새벽 5시에 푼힐로 올라갔다가 롯지로 다시 내려오니 6시 40분이다. 공복에 비오는 산을 오르니 미치도록 허기가 진다. 롯지에 도착할 때쯤 거의 초죽음 상태였다. 철이라도 씹어 먹을 만큼 굶주린...

 

 

 

네팔 트레킹 중에 머물게 되는 롯지들은 각자가 나름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여기 롯지는 나무로 만든 상당히 낡아 보이는 건물이지만 2층 다용도실에 있는 저 난로가 나름 매력적이였다. 간밤에 날이 쌀쌀하니 저 난롯가에 모두 모여 들게 된다. 겨울에 트레킹을 한다면 저 난롯가에 전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로 북적이며 엄청난 수다방이 될게 뻔하다.

 

 

 

 

 

롯지엔 메뉴도 정말 다양하다. 이 부엌에서 그 모든 요리를 다 소화해 낸다. 당연히 조미료를 듬뿍 쓰긴 하겠지만, 그래도 허기진 배를 달래기엔 충분하다.

 

 

하루 또 잘 먹고 잘 쉬다가 간다. 이틀을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가는 일밖에 안 남았다.  아침에 롯지 총 금액 2,750루피, 약 28,000원 정도 지불했다.

 


- 따다파니(Tadapani) 가는길

 

따다파니라고도, 타다빠니 라고도 한다. 8시 40분에 롯지를 나서서 한없이 내려갈 줄 알았는데, 다시 3,100m 까지 올라 갔다가 내려오기를 반복한다. 올라갈 줄 알고 있음 단디 맘먹고 가겠지만, 한 없이 내려갈 줄 알았는데 다시 올라가니 영 기운없고 맥 빠진다. 망할 러진!! 말이라도 해주지 ㅜㅜ

 

 

 

 

 

 

2014/05/05 Nepal 🇳🇵 .
월간잡지 <산> 느낌으로...

이제 나는 내 길을, 자네는 자네의 길을 갈수 있을듯 허네이. .
뒤돌아 보지 마소이, 여기 까지 올라온다고 힘들었는디 뭔다고 돌아본당가.

나 자네가 보고자프믄 어짠데? 혼자 심심해서 수다 떨고 자프믄 또 어짠데? 아, 인연이믄 또 만나것제 뭐가 걱정이여.

저만치 앞서 가소이, 내 남은 힘이 있으믄 열심히 뒤따라 갈랑게.

잘 가시게, 그라도 여기까지 자네랑 함께 올라와서 즐거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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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bbongdal1010/

이 포스팅을 하는 2017년 7월말 현재를 기점으로 약 두달 전, 난 2년 반의 관계와 이별했다. 그냥 잔잔하게 이별의 감정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라 인스타 글에도 시상이 막 떠오른다. 역시 힘들고 고난해야 제대로 예술할 수 있는 법!! 그래서 특별히 이 사진들에는 인스타에 글로 대신 한다.   

 

비가 오니 우의를 뒤집어 쓰고, 신주단지 모시듯 카메라는 양손으로 떠 바치며 산을 오른다. 다시 오르막임을 미리 알려주지 않은 하산 러진 선생!을 혼잣말로 욕하면서... ㅜㅜ

 


- 따다파니 파노라마 포인트 롯지(Tadapani Panorama Point Lodge)

 

 

 

고레파니에서 아침 9시 정도에 출발하여 오후 3시쯤 따다파니(2,590m)에 도착했다. 고레파니에 있는 롯지와 다르게 마당도 넓고 무엇보다 탁 트인 전망이 너무 맘에 든다. 오는 내내 러진도 아마 오늘 묶는 롯지는 너무 좋아할 거라며, 유명한 롯지라고 계속 자랑을 한다. 도착해보니 러진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게 됐다.

 

 

 

 

 

 

 

 

따다파니 파노라마 포인트 롯지가 유명한 이유는 마당에서 보이는 이 엄청난 풍경 때문이다. 내내 구름에 가려서 보이진 않지만 마차푸차레 산 정상이 그대로 보이는 각이다. 3시에 도착하여 일단 씻고, 마당 테이블에 앉아 저녁을 먹을때까지 계속 앞으로 보이는 산과 구름만 바라보고 있었다.

 

여행자들이 롯지에 일찍 도착하면 특별히 할일이 없다. 컨디션 관리를 위해 술을 많이 안 먹는 편이고, 그냥 산의 경치를 보거나, 조용히 글을 쓴다거나, 열심히 수다를 떤다거나. 아니면 이렇게 어린 포터들이랑 모여서 카드 게임도 하고... 카드 하나에도 너무나도 재밋게 노는 모습에 옆에 앉아서 적당히 훈수도 두면서 구경 했다.

 

 

낮부터 하산 러진 선생이 보이질 않아서 또 어디가서 오지랖을 부리고 있나 찾아보니 롯지 아들내미 귀를 잡아 뜯고 있었다. 귀를 뚫어 준다고 바늘로 냅따 귓볼에 질러 버린다. 어린 녀석이 겁도 없이, 뚫린 귀를 보며 싱글벙글이다. 역시 오지랖 대마왕!! 하산 러진 선생!! 대다나다!

낮에 포터들이랑 열심히 카드게임에 몰입해 있던 스위스 청년 다니엘은 다른 스위스 중년 여행자들이랑 함께 트레킹에 참여 했다. 다들 50대 이상이라 트레킹 내내 너무나 재미가 없단다. 스위스 제약공장쪽에서 일하고 있어서 나랑 이야기가 통한다. 이제 하산하는 일밖에 남질 않아서 연욕이랑 셋이서 맥주와 함께 적당히 술에 취해 취중 수다를 떨었다.

 

주방에선 한바탕 춤사위가 벌어졌다. 잘 시간이 되었는데도 주방 쪽이 시끌벅적 하길래 가봤더니 어린 포터들이 신이나서 직접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롯지 주인장이 주는 술에 취해 흥에 취해 네팔 노래와 그들만의 춤을 추는데, 나도 한참을 같이 어울렸다. 나이가 든 포터들은 다음날 컨디션을 위해서 일찍 자는 편이지만 이렇게 아직 어린 포터들은 끓어오르는 젊음의 혈기를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해소 하고 있었다.

 

 

오늘 밤도 딱 요만큼이 나의 공간이다. 처음엔 너무 불편하고 꿉꿉하던 저 메트와 이불도 이제 적응이 되어 버린듯 하다.


- 2014/05/05 일정 요약 -

고레파니(Ghorepani  2,880m) - 푼힐(Poonhill  3,210m) - 따다파니(Tadapani  2,590m)

고레파니 - 푼힐(왕복 1시간) / 고레파니 - 따다파니(6시간 트레킹)

 

 

- 경비지출 -

 

내용

네팔루피 원화
고레롯지 숙박, 식사  1,700 17,000
5일 총 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