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볼리비아 No.16 - 와이나픽추

2018. 8. 1. 18:15해외지사/18년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2018/02/25

  No. 16 - 와이나픽추

- Wayna Picchu(2,667m) - 


 

마추픽추 가는길(Way to Machu Picchu)...

 

미친... 이번 포스팅은 사진만 70장이 넘는다. 뉴질랜드/호주 캠핑카 여행 블로그 올릴때 사진에 치여 힘들어서 이렇게 많이 올리지 말자고 다짐 했는데, 이놈의 쓸데 없는 고집은 어쩔수가 없나보다. 누가 알아주지도, 봐줄것도 아닌데, 혼자만의 고집에 줄이지 못하고 다 올리고 있다. 뭐 몸이 고생하면 되지 뭘...

 

 

먼저 아구아스 깔리엔떼스(Aguas Calientes)에서 마추픽추(Machu Picchu)까지 가는 방법을 보자. 구글맵에서 보는 것처럼 어제 산 마추픽추 버스 티켓을 가지고 아구아스 깔리엔떼스 버스 정류장으로 가야한다. 줄줄이 늘어서 있는 버스를 타고 지도에 보이는, 저 길을 뭐라고 표현 해야 하나? 갈겨놓은 <ㄹ>자? 암튼 엄청난 지그재그 길을 올라 약 25분 정도 가면 마추픽추 주차장이 나온다. 보통은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오지만, 걸어서 오르고 내리는 용기있는 여행자들도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비가 내린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망했다....

이른 아침을 먹고 6시에 숙소에서 나왔는데 밖은 아직 어둡고, 여전히 비가 겁나게 내린다. 우의를 입고, 마추픽추행 버스 정류장으로 나왔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여행자들이 마추픽추에 가냐고 했더니, 숙소 주인인 1년 365일 어김 없단다. 지은이를 빼고, 나랑 경희 누나는 와이나 픽추(Wayna Picchu)까지 오르기로 해서 더 걱정이다. 

 

 

마추픽추 후기를 보면 이른 아침부터 버스 정류장은 여행자들로 가득차 티켓을 끊고, 버스를 타는데까지 30분을 기다리네, 한시간을 기다리네 그랫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적당히 있었다. 줄이 길었는데, 3명 먼저 갈사람! 하길래 얼렁 티켓을 뽑아들고 승차! 했다.

 

 

운이 좋게 버스 운전석 옆 보조석에 앉을 수 있었다. 하늘 높이 솟은 산들에 비와 함께 구름이 가득 했고, 그 모습 또한 장관이었다. 본격적인 지그재그 비포장 길을 오르기 시작했고, 왜 인지는 모르겠다.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감정 이었으리라.

 

마추픽추를 보기 위해 이 멀리 비행기를 타고 와서 개고생한 그간의 여정들과 / 죽기전에는 꼭 한번 가봐야지! 하고 맘먹었던 꿈! 이었는데, 조만간 이루어진다는 믿기 힘든 현실과 / 이렇게 힘들게 와야하는 마추픽추를 또 다시 와볼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 그리고 누구에게 말못할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들이 올라와 마추픽추를 오르는 버스안에서 계속 눈물이 흘렀고, 조용히 눈물을 닦아야 했다.

 

나이 처먹으니 남성 호르몬이 부족 한가벼 ㅜㅜ

 

비가 오는 와중에도 씩씩하게 걸어서 오르는 여행자들이 보인다. 대략 한시간 정도? 걸릴듯 싶은데, 혼자 쪽팔리게 눈물을 흘리면서 동시에 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침 6시 50분 정도에 마추픽추 주차장에 도착했다. 역시나 비가 와서 그런지 한산한 모습이다. 주차장 왼편에 롯지(Lodge)가 하나 있다. 벨몬드 생츄어리 롯지(Belmond Sanctuary Lodge)이다. 이름은 그냥 롯지지 가격을 보면 후덜덜 하다. 용기 있는 여행자여! 여기서 일박을 해보거라. 당연히 비싸겠지 싶어서 검색해보니 1박에 최소 120만원이다.

 

 

 

마추픽추의 핫플레이스!! 바로 입구에 있는 화장실이다. 마추픽추 안으로 입장하면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이곳에서 먼저 일을 치르고 들어가야 한다. 와이나 픽추를 먼저 갔다가 다시 마추픽추를 들어가기 전에도 화장실을 들러 마음에 준비를 하고 가자! 요실금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면 기저귀를 구하시던지!! ㅋㅋ


마추픽추/와이나픽추 입장시 주의할 점!!

 

 

일단 마추픽추 입장은 오전(6시~12시) / 오후(12시~6시) 타임으로 나뉘어져 있다. 당연히 구매한 시간대의 입장권으로만 관람이 가능하다. 많은 여행자들이 오전권으로 마추픽추를 보고 난후 오후에 기차를 타고 쿠스코로 돌아간다. 이른 아침에 입장하게 되면 안개 가득한 마추픽추와, 오전이 되어 구름이 개인 맑은 하늘의 마추픽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 이른 아침에 마추픽추에 입장하기를 추천한다. 마추픽추 티켓 구매법은 블로그에 많이 나와 있을거니 패스하고!!

 

마추픽추와 함께 와이나픽추도 입장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역시나 여행자들이 몰려 혼잡해짐을 피하는게 주요한 목적이다. 와이나 픽추는 2시간 간격으로 시간이 배정된다. 우리의 입장 시간은 오전(7시~8시) 타임이다. 두시간을 배정한 것은 한시간은 오르고, 한시간을 내려옴을 위함이다. 와이나 픽추는 경사가 엄청나게 가파르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 여행자들이 엉켜버리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두시간의 텀을 둔것이다. 우리 다음 타임 입장 시간은 오전(9시~10시)다. 그리고 와이나픽추는 하루 400명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니 성수기 때는 입장권을 미리 구매하길 추천한다.

 

마추픽추/와이나 픽추를 동시에 가는 여행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시간과 함께 이동 동선이다. 보통은 와이나 픽추를 먼저 오른후 마추픽추를 감상하게 되는데, 와이나 픽추를 오른후에 입구까지 나와서 다시 입장 해야 한다. 그래서 입장권에는 한타임에 두번 입출을 할수 있게 해놓았다. 지도 왼쪽 파란색 박스 입구에서 일단 마추픽추로 들어가 아래 노란선쪽으로 계속 걸아가면 오른편 끝에 노란 박스가 있는 와이나 픽추에 도착한다. 와이나 픽추에서 내려온후 다시 맨 아래 노란 선 방향으로 걸어서 출구로 빠져 나오면 다시 처음에 들어갔던 입구가 나온다. 거기에서 입장권을 보여주고 다시 들어가 왼쪽 위편에 있는 노란 박스,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마추픽추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망지기의 집 전망대쪽으로 올라가서 마추픽추 전체를 감상하며 사진을 찍으면 된다. 와이나픽추를 갔다가 입구로 나오지 않고 몰래 위쪽으로 가보려고 한다면 중간 중간 지켜보고 있는 현지 안내인들의 제지를 당하게 된다.

 

마추픽추/와이나픽추 관람시 이렇게 입장 시간과 이동 경로만 주의하면 된다.

 

 마추픽추+ 와이나 픽추 통합 입장권의 가격은 200sol(약 7만원)!


마추픽추 입장! 

자~ 그럼 입장 해보자. 이 포스팅을 쓸려고 마추픽추 다른 블로그들을 찾아봤는데, 입구에 여행자들이 구름처럼 몰려 줄을 쫙 서서 입장을 기다린다는 포스팅이 많았다. 우기라서 오늘은 특히나 아침부터 비가 많이 와서 입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않음이 감사하다. 일단 사람 많은건 너무 싫어. 여권과 입장 티켓을 준비해놓고 이제 들어간다.

 

입구를 조금 지나면 갈림 길이 나온다. 위쪽은 마추픽추(Machu Picchu)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가 있는 망지기의 집으로 가는 길! 아래쪽은 우리가 가야할 와이나픽추(Wayna Picchu)로 가는 길이다.

 

 

이렇게 마추픽추에 들어왔는데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이때부터 다행이 비가 그쳤다.

 

 

 

해발 고도 2,400m에 위치한 마추픽추에 안개와 구름이 뒤섞여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말 신선들이 살았을 듯한 분위기다.

 

와이나 픽추 입구로 바로 가면 되는데, 안개와 구름이 뒤섞인 신비로운 마추픽추를 둘러 보느라 발걸음이 빨라지질 않는다. 거기다 저 멀리 무지개까지 우리를 반겨줬다. 저 멀리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 영화 <아바타>에서나 본 듯한 그런 풍경이다. 저 신비로운 구름 사이로 무지개까지 함께 하자 내 시선은 그곳에 딱 고정되어 버렸다.

 

아름답다/멋지다 보다는 그저 신비롭다는 말이 가장 어울릴것 같다. 사실 말로/사진으로 이 순간의 광경을 표현하고 담는다는게 무의미할 정도다. 저 멀리 근두운을 타고 손오공이 날아올것 같은 동양적인 신비도 간직하고 있었다.


와이나픽추(Wayna Picchu)

 

 

와이나픽추(Wayna Picchu)가 그럼 어디냐? 나도 가기 전에는 마추픽추만 알았지 와이나픽추는 몰랐다. 경희 누나가 오르자고 하기 전까지는... 우리가 마추픽추 하면 가장 많이 보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이사진! 이 풍경에서 항상 등장하는 뒤편에 불뚝 솟은 저 산봉우리!! 저기가 바로 와이나픽추다. 마추픽추가 해발고도 약 2,400m! 와이나픽추 정상이 2,660m! 약 70도의 가파른 경사를 250m 이상 더 올라가야 한다. 왕복 2시간 코스! 내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올라갈때는 정말 개죽음이다. 각오를 조금 하심이!!!

 

 

 

 

와이나픽추 입구쪽에 라마(llama)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녀석들은 보고 또 봐도 신기하게 생겼다. 말/양/기린/당나귀/사슴 온갖 초식동물들의 잡종처럼 생겼다. 목위로 보면 영락없이 기린이다. 이녀석들은 사진 촬영에 최적화 되어 있어 어떻게 찍어도 사진이 살고, 이 녀석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도 재밋다.

 

 

 

와이나 픽추 입구에 도착하면 신상을 기록하고 가야 한다. 이는 나 여기 왔소! 방명록의 개념이 아니라, 둘이 올랐는데 한명만 돌아오는 귀신같은 상황을 체크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 와이나픽추는 워낙 경사가 가파르고 바로 옆에 끝 모르는 낭떠러지인지라 사람하나 떨어져도 모르게 생겼다. 그래서 들어가는 사람과 나오는 사람의 인원수 파악은 중요하다. 나는 99번째 입장!!

작은 봉우리를 하나 지나 본격적으로 와이나픽추 봉우리가 나왔다. 아직도 안개에 휩싸여 고대 유적을 찾아 떠나는 듯 작은 기대에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한 법! 엄청난 경사와 마주해야만 한다. 모두 헉헉 거리며 산을 오른다. 나야 나름 등산화에 오를 복장으로 왔지만, 평범한 운동화에 관광객 복자으로 오르는 사람들은 정말 죽을 맛일게 뻔하다. 뒤에서 거의 기절 직전의 얼굴로 따라오는 경희 누나가 걱정되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정상에 거의 다다르 즈음에 이렇게 돌담을 쌓아 놓은듯한 건축물이 나타난다. 외계인의 기술이 아니라면, 이 높은 곳까지 돌 하나 하나를 날라서 만들었을 건데, 신기할 따름이다. 현재에도 지금 이 높이에, 게다가 진입도 쉽지 않는 이런 곳에 공사를 진행한다면 엄청 어려운 일일건데, 몇백년 몇 천년 전에 만들어진 거라니, 생각하면 할수록 엄청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이 계단은 두손 두발 다 써서 올라가야 했다. 어쩌다 보니 내 앞에 이 언니가 오르고 있었고, 난 언니 궁둥이만 보고 올라가니 너무나 행복하게 올라갈수 있었다는 후문이... 난 이 언니 네발 달린 짐승 인줄... 정말 힘들어 하면서도 두손 두발 다 써가면서 잘 올라가더라.

 

 

 

 

와이나 픽추에서 온 사방을 둘러봐도 여전히 안개와 구름이 가득하다. 아래를 쳐다보면 후덜덜 한데, 이 높은 곳까지 돌을 지고 올라왔다니, 당연히 다른 부족의 노예나 하층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만들어졌을거라는 가정하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맞바꾸어 만들어진 건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전망 하나는 정말 끝내준다. 여기서 살면 진짜 신선되서 날아갈것 같다. 


와이나픽추 정상에서... 

 

 

드뎌 와이나픽추 산 정상에 다다랏다. 와이나픽추 해발고도 2,667m!!!

 

 

 

 

저 아래 구름들 사이로 왼편에는 버스타고 올라온 지그재그 길이/ 가운데는 마추픽추가/오른편에는 깊은 계곡과 굽이 굽이 흐르는 우루밤바강이 보인다. 그냥 <와~> 하는 작은 탄식과 함께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많은 여행을 한건 아니지만, 몇번의 여행에서도 느낀건 자연의 위대함이다. 그 자연앞에서 우리는 정말 한낱 작은 존재임을... 그리고 이 위대한 자연 앞에서/ 나 스스로도 더 겸손해야 함을 배운다.

 

 

 

와이나픽추 정상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휴식을 즐기며 정상에 오른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살아생전 한번도 본적이 없는, 전 세계 뿔뿔히 흩어져 사는 사람들이 하나의 같은 목표를 가지고 올라와 이곳에 모여있다. 수많은 전생을 통해서 인연의 작은 끈들이 서로 서로 이어져 있어서 이 시간 이 자리에 모인게 아닌가 생각해 봤다. 지금 이 순간 같은 공간에서 같은 풍경을 보고 있지만, 생각하는것/그리워 하는것/꿈꾸는 것은 모두가 다른것 또한 신기하기도 하고...


내려 가는 길...

 

 

 

 

내려가는길은 경사가 가파르니 조심해야 한다. 아래 쪽으로 시선이 향하다 보니 저 아래 깊은 계곡과 구름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사람 한명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바위 틈도 지나가는 기분도 즐길수 있고,

 

 

 

 

 

와이나픽추 입구 관리소에 도착하여 99번 칸에 무사히 내려왔다고 사인을 한다. 7시 30분에 올라서 9시 30분에 도착했으니 딱 두시간 걸렸다. 그리 서두르지 않고 적당한 페이스에 2시간이다. 마추픽추를 여행할 생각이라면 나는 와이나픽추도 반드시 가라고 강추한다. 마추픽추 전망대에서 보는 전경도 멋지지만, 와이나픽추에 올라 바라보는 마추픽추의 전경도 또한 신비롭고 어마어마 하기에... 나중에 가만히 드는 생각은 와이나픽추는 마추픽추를 지키고 돌보는 어머니의 품같았다. 혹시나 부족간의 전쟁이 나면 와이나픽추에 올라서 멀리까지 적의 동태를 살피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그리고 평시에는 항상 마추픽추를 아래로 굽어 보며 마추픽추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그런 마음 말이다.


다시 마추픽추 입구로...

 

와이나픽추 입구 관리소 바로 앞에서 바라본 와이나픽추다. 다음 시간대 와이나 픽추 입장을 기다리는 여행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고 날이 뜨거워 졌다.

 

방금 그 자리에서 망원으로 200mm 까지 땡겨서 와이나픽추 정상 쪽을 찍어봤다. 이렇게 봐도 저 가파른 곳에 돌담을 만들었다는게 신기하다.

 

 

 

 

 

 

 

오전 10시 정도가 되자, 이른 아침 비가 왔다는게 거짓말이라도 되는 것처럼 맑은 날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침 7시 쯤에 와이나픽추로 가는길에 안개와 구름 가득한 마추픽추와는 다른 모습이다. 아침과는 다른 장소에 온 기분이다. 구름은 끼긴 했지만 파란 하늘에 모습을 드러낸 마추픽추를 보자 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높은 곳에/이렇게 터 좋은 곳에 돌로 만든 엄청난 건축물들이라니... 

 

어느새 출구에 도착이다. 이제 입구에서 다시 들어가 마추픽추 전망대에 올라야할 시간이다. 진정한 마추픽추를 감상할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