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푼힐 트레킹 - Day.9 2014/05/09 - 포카라 한국식당 산촌다람쥐

2017. 8. 2. 23:56해외지사/14년 네팔(Nepal)

 

네팔 푼힐 트레킹 (Nepal Poonhill Trekking) 

- Day.9 2014/05/09 -

 포카라 한국식당 산촌다람쥐

 -Pokhara Sanchon Korean Food -


- 까칠한 남쥔장과 돌+I 여쥔장의 꼴라보

 

포카라 한인 식당 산촌다람쥐를 찾아간건, 푼힐 트레킹 시작 전날, 산촌다람쥐의 존재를 알지 못한채 한국 말을 잘하시는 네팔 사장님이 있는 호텔에서 푼힐 트레킹을 예약하고 난 이후였다. 혼자 정처 없이 쏘다니다가 저녁쯤 또다른 한국 식당을 발견하고 들었갔다. 정확한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 저녁 손님이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원래 질문이 많은 나는 이날도 네팔이나, 트레킹에 관련한 정처 없는 질문들을 날리고 여쥔장이 대답해 준걸로 기억한다. 몇번의 대화에서 느껴지는 여쥔장은 범상치 않은 돌+I의 기운~~

 

결정적인 관계의 물꼬가 트인건 나와 여쥔장 관계의 사이에 있는 박정표! 라는 인물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부산 사상경찰서 의경시절 얼굴 한번 본적 없는, 같은 경찰서 고참이자, 화장실에 잠깐 불러 10분동안 춤을 추게한 후 나를 부산지방경찰청 <포돌이 홍보단>에 발령시켜버린, 나의 20대를 붙같은 역사로 바꾸어 준 사람이었다. 산촌 다람쥐 여쥔장에게는 대학시절 같이 연극을 하면서 공연을 다니고, 역시나 화려한 대학시절 함께한 친구 였던 걸로...

 

아무튼 이 박정표란 형은 나의 20대 초반에도 온갖 기행을 하는 연극쟁이로 알아주는 돌+I중에 상 돌+I였고, 지금은 가끔 TV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을 하는데, 좀더 유명해 졌으면 하는 개인적 바램이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다. 푼힐 트레킹 전날 처음으로 가서 알게된 이후, 트레킹을 마치고 와서 이틀을 거기서 짱박히고, 2014년 10월에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 다시 찾아간 포카라에 남쥔장님의 부탁대로 500ml 소주 패트 한박스를 한국에서부터 사들고 이고 지고, 포카라 산촌다람쥐까지 국제배송 해주는 페덱스(Fedex)말고 패대기 정신으로 다음의 인연은 계속 되었다.

 

작년인가 제작년 인가는 한국으로 밀입국한 쥔장 내외가 부산에서 식을 올리고, 얼마전에 또 한국으로 밀입국하여 페북에 2세를 출산 했다면 뜬금포를 날린다. 남쥔장은 다시 포카라로 돌아가고 여쥔장은 지금 독박 육아에, 늙어서 애 낳으면 개힘들다며 나는 나중에 결혼하면 꼭 어린 와이프 만나라며 내 인생을 지가 뭔데 다독여주고 있다. ㅋㅋ

 

 

 

네팔 푼힐과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다른 여행들과 다르게 특별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첫째! 인생의 오춘기가 와서 심하게 방황하며, 내 삶의 다음 단계를 심히 고민하고 있을때 네팔의 산들은 나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고 그냥 내려놓으라며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둘째! 16년 동안 네팔 히말라야 온갖 산을 오르신, 언제난 마음은 산을 향해 있는 하산 러진! 선생과의 만남이다. 엄청난 수다쟁이에다, 여행자들을 통해 배운 영어는 그레머 인 유즈(Grammer in use) 저자가 들으면 귀빵맹이 날릴 듯한 문법 구사력이지만, 유창함은 고 잡스 형님의 프리젠테이션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그리고 의욕은 타오르나 아무리 알려줘도 늘지 않는 한국어 실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언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면 강아지 새끼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말을 걸어주고 참견해주는 갤럭시 급의 오지랖을 겸비하고 있다. 네팔 트레킹을 준비 중이라면, 포터 겸 가이드로는 러진을 강추한다. 연락처가 필요하면 댓글 요망!!!

 

마지막! 포카라 한인식당 산촌 다람쥐를 알게 된 점이다. 산촌 다람쥐는 네팔 포카라에 도착하여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후에 나의 안식처가 되어준 곳이었다. 포근하게 느껴졌던 산촌다람쥐 식당의 분위기가 그랬고, 항상 그곳을 지키고 계시는 쥔장 내외분 때문임은 분명하다.  

 

 

여쥔장의 캐릭터는 이미 언급 했고, 남쥔장님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면, 첫인상은 참으로 까칠하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 사장이 지금 장사를 하자는 거야 ~ 말자는 거야~ 싶다. 그냥 그럴때는 이 닝겐의 캐릭터구나 하고 별 신경 안쓰면 된다. 그러려니~ 하고 조금씩 알고 가다 보면 참으로 진국이다 싶더라. 10월에 다시 포카라로 가서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 왔을때, 내 몸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알고 소금을 덜한 콩메주로 세상에서 제일 맛난 청국장을 끓여 주셨다. 산촌 다람쥐의 특별 메뉴로서, 그 날이 내 생일 전날이기도 해서 정말 귀한 생일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 

 

내가 바라본 포라카 산촌 다람쥐 남쥔장의 경영마인드를 이렇다. 

가는 손님이 고와야 오는 주인이 곱다.  

잠시마나 백화점에서 실버주얼리를 판매해 보면서, 고향 순창에 내려와 마트에서 일하면서도 참으로 느끼는 부분이다. 한국인 특유의 캐릭터 이기도 하지만 손님이라고,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입장이라고 한없이 안하무인인 분들이 많으시다. 손님을 상대하는 주인이나 직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깍듯하게, 친절하게 하는게 맞지만 손님 또한 합리적이며 올바른 태도를 보여준다면 하나라도 더 싸게, 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줄수 있지 않겠는가 

사진은 푼힐 트레킹을 끝내고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돌아가는 날 아침에 찍었다. 일부러 일찍 숙소에서 나와 사람이 적을 때를 골랐다. 어느 한 장소나 공간, 모퉁이에 꽂히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나의 성격이기도 하기에 산촌이라는 공간을 발견하고 부터 사진으로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산촌은 위치를 옮기고 공사를 새로 진행하여 이때의 모습은 아니다.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하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고...

 

 

주류 냉장고에 붙어 있는 이 문구를 보니 혈기 왕성한 20대에, 세상 물정 모르는 20대에 나를 회상해 본다. 그때는 돈만 있으면 술 무러 갔는데... 만원 있으면 소주 한병에 두루치기 묵고, 오천원 있으면 소주 한병에 컵라면이라도 묵고, 천원만 있으면 학교앞 할매집 이모한테 외상 달고 묵고, 지금은 묵고 싶어도 못 묵어서 슬프고. ㅜㅜ 

짝대기는 트레킹 갈때 빌려 가셨다가 고이 반납해 주셔요~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싶으시다면, 이미 포카라에 도착하셨다면, 산촌다람쥐에 한번 들려보라. 한국식당이니 당연히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맛 볼수 있고, 트레킹이나 다른 엑티비티, 교통편 예약, 포카라 관련 정보도 제공한다. 가만히 죽치고 앉아 있다보면 트레킹을 막 시작하려는 여행 친구를 만나 함께 여행을 시작할 수도 있고, 여쥔장이 놀면 뭐하냐고 까야 할 마늘은 한 바가지 선사할 수도 있다. 여기가 네팔 포카라에 산촌 다람쥐 이다.


 

- 포카라 산촌 다람쥐 위치

 

지도를 봐도 모를 수도 있다. 물어물어 가라.

산촌 다람쥐 쥔장에게 뽕달 블로그 보고 왔다고 해봐라, 모를 수도 있다. 모르면 말고... (이게 뭔 개소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