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7. 13:44ㆍ해외지사/18년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페루/볼리비아(Peru/Bolivia)
2018/02/23
No. 7 -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Plaza De Armas, Cusco
맑음과 흐림이 분명한 쿠스코
이것 저것 할일이 많아 일찍 도착한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의 아침은 분명 이랬다. 밤사이,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도 찌뿌둥한 날씨에 비도 살짝 와주고, 광장에 도착하니 하늘에 먹구름은 여전히 잔뜩인데, 모여든 사람은 제법 많았다.
한없이 흐릴것만 같던 쿠스코 하늘이 정오 쯤을 지나자 언제 그랫냐는듯 쨍해졌다. 구름 한점 없이 맑음!은 아니고 구름 가득한 쨍함! 이지만 파란 하늘에 갖가지 모양의 구름과 어우러져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ㅇㄹㅇㄹ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는 대략 16세기에 지어진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쿠스코 대성당/Catedral del Cuzco>과 오른쪽에 <예수동행교회/Iglesia De La Compañia De Jesús>, 이 두개의 큰 건물이 있다. 쿠스코는 스페인 침략 이전 잉카 제국의 수도 였으며, 이 두개의 대성당과 교회는 이전 잉카제국 황제의 황실을 무너뜨리고 지어진 스페인 침략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이다. 어쩌면 굴욕적인 역사의 산물일수도 있는 이 공간이 지금은 쿠스코 시민들과 여행자들의 안락한 쉼터로 탈바꿈 한걸 보면 역사란, 시간이란 참으로 아이러니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서 나의 눈길을 끌었던 한가지는 광장 건물과 그곳에 입점한 상권과의 조화다. 기존의 KFC는 강렬하고 빨간 마크! 별다방은 전세계 누구나 알듯 녹색이 심볼이지만 여기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에서는 모두 검정을 컬러로 주변 건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맥도날드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한국 처럼 간판을 요란하게 걸어놓지도 않았다. 시내로 나가보면 각종 광고나 상점 간판으로 어지러운 한국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예수동행교회>옆에 별다방이 있는 듯 없는듯, 그러나 저기가 별다방임은 누구나 다 알지!! 광장 안쪽에 있는 JW 메리어트 호텔도 그렇다. 건물 상단에 간결하고 심플하게 역시나 검정 컬러로 <JW MARRIOTT> 끝!!!!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뿐만 아니라, 광장 주변 골목을 따라 정처 없이 걷다보면 쿠스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파란 하늘과 갖가지 모양의 구름들, 그리고 아기 자기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마치 내가 과거로 시간 여행을 와버린 듯한 느낌마져 들게 된다.
12각돌
쿠스코 대성당을 바라보고 오른쪽,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길을 따라 계속 직진 하다보면 기념품 가게와 상점들이 즐비하고, 더 들어가니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희열/이적/윤상>이 출연했던 <꽃보다 청춘>에서도 나온 쿠스코 <12각돌/Twelve Angled Stone/Piedra de los 12 ángulos>이다. 이 12각돌에 역사적인 의미나 히스토리는 없지만, 예전 잉카인들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주는 증거로 남아있다. 쿠스코에 몇번의 지진이 일어났는데, 잉카인들이 만들어놓은 이 주춧돌은 지진에 하나도 부숴지지 않고, 이 주춧돌 위에 지어진 스페인 인들이 만들어 놓은 건축물들만 무너졌다고 하니,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 졌는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처음엔 뭔가 싶다가, 가만히 보고 있으니 신기 하기도 하다. 정사각형, 직사각형도 아니고, 각기 모양이 다른데 그 하나하나가 작은 틈 하나 없이 빽빽하게 맞춰져 있었다. 거기에 12각이나 되는 돌까지, 이 12각돌 옆에서 사진은 찍을수 있지만, 만지지는 못하게 관리인이 종일 지키고 서있었다.
그리고 12각돌 근처 우리가 애용했던 기념품 가게 앞 벽에는 퓨마와 뱀의 형상을 한 돌담이 있어서, 요즘엔 그걸 슬슬 상품화 하고 있는 듯 하다. 가이드 투어를 따라 온 여행객들이 이 퓨마와 뱀 형상을 한 돌담 앞에서 가이드의 설교를 듣고 지나 가더라.
순창 강천산에 인공 폭포를 만들고 폭포의 전설을 만드는 한국이나, 억지로 퓨마나 뱀이라고 우겨서 보게 만드는 쿠스코나... 역시 사람 사는건 똑같어!! ㅋㅋ
여행가도 기념품이나 선물 안 사는 나는 뒤늦은 후회와 함께, 이제부터 이 냉장고 자석 정도는 사두기로 했다.
아르마스 광장 골목길을 따라 기념품 가게는 즐비하다. 선물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페루 가면 무조건 사야 한다는 리마 인형과 알파카 인형은 가게마다 제품의 퀄리티나 크기, 얼굴 생김이 다르다. 정말 귀엽고 잘생긴 녀석도, 아주 못쉥긴 녀석도 있다. 당연히 잘생김/못생김, 크기에 따라 가격은 천차 만별이다. 작은 것도 기본 20솔(약7000천원)에서 큰건 60솔(약 2만원) 정도 한걸로 기억난다. 정말 예쁘고 저렴한 리마나 알파카 인형을 사고 싶으면 조금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흥정도 시도 해야 한다. 리마에 가도 수많은 기념품 가게와 리마/알파카 인형이 있지만, 가격도 , 제품 퀄리티도 여기 쿠스코에서 사는게 더 이득일 듯 하다.
귀여운 페루 아이들을 찍어놓은 엽서 모음이다. 남미 여행가면 나도 그러리라 마음 먹었는데, 막상 꼬마 녀석들이 별로 보이질 않았다. 아님 나의 게으름에 이런 귀여운 모델들을 놓친 건지도 모르고...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 주위를 따라 경치도, 길도 아름답지만, 인물을 찍는 재미도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환경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느낌의 사람들 이기에, 카메라에 담길 때마다 새로웠다. 가까이 다가가서 찍기에는 실례이기에, 미리 70~200mm 렌즈를 이참에 장만해 갔다. 쓸모가 많아서 만족스러웠음 ㅋ
내 전생은 잉카인이였음을...
난 분명 전생 어느 때엔가는 잉카에서 태어나 살았으리라!! 옷을 입는 순간 딱 내꺼네!! 하는 이 기분 뭐지??
"어머!! 이건 꼭 사야돼~~!!"
쿠스코 <12각돌> 근처에 위치한 기념품 가게! 기념품 가게 중에서 제법 규모도 컷고, 방문하는 손님들도 많았다. 돈 많이 벌겠다 싶더라. 암튼 거기서 간단히 쇼핑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넉살 좋은 점원 언니들이 내 몸에 이리 저리 두른다. 저 지휘봉 까지 하나 들고 있으니, 정말 어느 전생에선가 내가 잉카의 전사나 족장 쯤은 되었던 것 같은 기분이다. 일단 얼굴이 잉카인 처럼 생겼자나! 어색하지 않은 이 느낌에, 마치가 아니라, 정말 이전 한 전생에서 스페인 침략이 맞서 싸우다 장렬히 사망한 잉카의 전사 였음에 틀림 없다.
"나 다시 돌아갈래~~~~!!!"
오늘 일과를 무사히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르마스 광장이랑 가까워서 걸어가며 쿠스코의 밤의 에너지를 느꼈다. 낮은 쿠스코도 아름답지만 밤의 쿠스코 역시 다음에 포스팅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집 나간 수화물이 돌아오다!!
페루 항공 시스템을 믿어도 될까 싶었는데, 영국에 머물러 있던 우리의 수화물이 쿠스코 도착 다음날 밤 늦게 숙소로 도착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낮에 공항에 다시 찾아가 수화물이 어디 까지 왔는지를 물어보기는 했다. 최대한 오늘 안에는 보내준다고 하고, 찝찝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왔는데, 밤 늦도록 연락이 없길래 오늘도 못 오나 했는데,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밤 11시가 다 되서야 수화물이 도착했다.
떡볶이 소스는 구했으나 떡뽁이 떡이 없다는 지은이 말에 떡볶이 떡과 함께 기본 반찬들을 싸다 보니 이 무게만 3kg을 넘었다. 어쩐지 70리터 가방 매면 허리가 뿡가질것 같더니... 이 짐들을 빼고 나니 일단은 자리가 좀 생겼다. 쿠스코 며칠동안 요 녀석들로 몸보신좀 해야겠어...
페루가 맘에 들었던 또 한가지 이유!!! 요 딸기잼에 딸기가 뭉탱이로 들어있어!! 감격이다... 살아생전 딸기잼에 이렇게 큰 딸기는 첨이다. 눙물 날뻔!! 역시 남미는 내 스퇄이야~~~.사람이 뭔가를 좋아하는데는 정말 단순한 한가지 이유로 시작 될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난 역시 단순 하단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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